글쓰기

나의 중학생 베프와의 추억

mtepg924 2025. 4. 10. 23:53

 오랜만에 나의 중학생 시절 베프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 언급하는 나의 베프는 중학생 때 가장 친하고 가장 많이 싸웠던 그 친구이다. 시간이 지나 멀어져버린 그 친구. 그 이후에도 수많은 가까운 관계가 있었음에도 내게 가장 특별했던 그 친구. 생각해보면 내 삶에서 가까웠던 시간보다 멀었던 시간이 더 긴, 그럼에도 '베프'라는 말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 친구. 

 

 연락의 내용은 직접 작곡한 음악을 보내준 것이었다. 참고로 나의 자랑스러운 베프는 현재 작곡을 하고 있는 음악가이다. 이번에 작곡한 음악을 나에게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어서 보내줬다고 한다. 새삼스럽기도 하고 막상 친구가 작곡한 음악을 들으려니 신기한 기분도 들면서 보내준 음악을 들었는데, 오랜만에 기억 저편에서 잊혀졌던 추억들이 몰려왔다.

 

 음악은 동-동-동 소리가 일정하게 반복되는 몽글몽글한 분위기의 음악이었는데, 그 단순한 멜로디 속에서 중학생 시절 우리들이 보였다. 학교 끝나고 같이 하교하고, 우리 집에서 같이 라면 끓여먹고 낮잠 자다가 학원갔던 그날들이 떠올랐다. 평소에 완전히 잊고 살았던 그 기억들이 너무나도 또렷하게 떠올랐다. 마치 프루스트에서 마들렌을 먹고 모든 기억이 떠오른 것처럼.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베프가 그 날을 생각하고 쓴 곡 같았다. 친구에게 정말 고마웠다. 그리고 마음도 아프고 미안했다. 사실 최근까지 이 친구와 멀어졌던 그 시간들이 익숙해져서, 마음이 건조해지면서 이 친구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용건 없이 먼저 연락하는 스타일도 아니라서 더 이 관계를 방치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때 그 추억을 너는 잊지 않고 살았구나. 그 기억을 쭉 품고 있었구나. 그 소중한 기억을 음악을 통해 돌려줘서 진심으로 고맙다. 이 고마움을 잊지 않으려, 이 추억을 잊어도 다시 떠올릴려고 오늘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서투르게 진심을 다했던 그 시간들. 살면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들. 어쩌면 첫사랑이었던 게 아닐까 했던 그 시간들. 되돌이킬 수 없는 아련한 기억, 그래서 더 소중하고 몽글몽글한 그 때 그 날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을 버려. 그리고 힘내!  (0) 2025.04.22
우리 모두가 성장통을 겪는다  (0)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