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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성장통을 겪는다

mtepg924 2025. 4. 3. 09:41

작성일: 4월 3일

오랜만의 일기.


한동안 계속 늦게 일어나다 최근에 다시 아침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혼자서 할 수 있었던 건 아니고, 부트캠프에서 9시에 출석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옛날만 해도 누가 시키는 거 하기 싫어했는데 요즘은 누가 시키는 게 가끔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의지보다 덜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는 것 같다. 남이 시키는 걸 활용하는 느낌이 되었다고 해야할까.

이렇게 생각이 변한 이유 중 하나는 휴머니즘 때문인 것 같다.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도 느끼고, 우리 엄마 보면서도 느낀게 모두가 과거에는 천진난만한 어린이였다는 것이다. 모두가 성장하고 있고, 가끔은 계속 어리고 싶은데 세상이 강제로 성장시켰다. 그래서 모두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존재임을 생각하니,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이나 의도가 예전보다 무겁게 안느껴진다.

예전에는 어른스러움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우리 엄마는 왜 종종 어린 애 같나 하는 모습에 실망한 적도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는 어른이었으니까 당연히 나보다 성숙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건 나한테 어느 면에서나 해가 되었다. 엄마가 하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엄마한테 기대가 커지고. 그렇게 기대가 커지면 엄마한테 실망하게 되고, 엄마는 가슴이 아프고. 스스로 부족하다 생각하게 만들고. 그럼 그 속에서 나는 죄책감 들고, 가끔 등 돌리다 외로워지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더라. 그리고 그런 악순환을 겪으면 나도 역시 미성숙해진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외로워질 때쯤, 긍정적인 허무주의를 느끼게 되면서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다. 세상에 당연한 모습은 없다는 것. 모든 건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라는 것. 그래서 나는, 나를 포함하여 알고보면 미성숙한 사람들을 사랑하기로 했다. 미워할 수도 있다. 근데 그건 내가 마음이 불편해서. 이런 노력 끝에 요즘에는 사람의 친절과 관심을 좀 더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진심으로 아껴서 하는 말이라는 말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 조언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가볍게 생각하지만. 이게 건강한 것 같다. 사람들의 말을 들을 수 있되, 선택은 내가 하는 지금이.